울지 말고 원하는 말해봐
요새 선우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육아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신생아 때 울면 기저귀, 배가 고파서, 몸이 불편해서 등으로 우는 이유를 짐작할 수밖에 없었지만
만 2세가 되면서 간단한 대화가 가능해졌다.
부쩍 원하는 게 많아진 선우가 "해봐해봐,우유,일어나~" 우리에게 원하는 걸 말해주며
상호작용이 높아지니 더욱 사랑이 깊어진다. 말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는 옹알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며 맞히는 재미도 쏠쏠하고..
하지만 어른끼리 얘기해도 속마음을 알기 어려운데 말도 안 통하는 아이의 속마음을 어찌 알까?
"이거 말하는 거야 이거?, 울지 말고 원하는 걸 말해봐~"를 하루에 몇 번이나 하는지
졸려서 그냥 투정 부리는 것 같을 때도 있고 우리가 원하는걸 눈치채 주지 못해서 괜히 심술부리는
것 같기도 하고. 참 육아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육아계의 대모이신 오은영 박사님의 도움이 필요하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육아책들은 어른들의 입장에서 육아정보를 제공해 주는
느낌이었다면 이 책은 아이들의 입장에서 어른들을 이해시키고자 하는 책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육아 정보 책들은 각 시기에 무엇을 해야 하고 먹여야 하는 것에 알려주는 책이었다.
예를 들어 먹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골고루 음식을 먹일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시킬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아이의 이유 있는 행동을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마치 동화 어린 왕자에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어른들은 뱀으로 보지 못 하고 모자라고 우기는 것처럼
영유아 시기부터 학창 시절까지 각 시기별 고민들에 대한 설명들이 자세히 나와 있는데
아직 선우가 어린 관계로 난 첫 번째 챕터가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다.
- 낯가림
그동안 어려서 가지 못했던 가족행사에 참여하기 시작하니 선우를 이뻐하는 어른들이 많아졌다.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할머니가 키워 주셔서 그런지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먼저 다가가 손도 잡아 드리고 이쁜 짓도 많이 해서 우리가 다 뿌듯하다.
특히 증조할아버지 할머니는 머리가 하얗게 세어 계셔서 다른 증손주들은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
섭섭해하시는데 선우는 다르니 더욱 이뻐 보이는 듯하다.
낯가림은 사람 관계를 배우는 초보적인 발달과정으로 친숙한 사람과 아닌 사람,
안전한 사람과 아직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사람을 구별하는 능력이라는 것이라고 한다.
낯가림이 너무 심한 아이는 부모도 불편하고 아이도 힘들어하니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게 되는데
아예 바깥 생활을 하지 않아 대인 관계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거나 오히려
더 많은 자극을 주어 아이가 점점 더 신경질 적으로 바뀌게 된다고 한다.
둘 다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아이의 마음이 싫어가 아니라 안전하지 않아 두려워인 것을 인정하고
같은 공간에 있는 시간을 주고 기다려 줘야 한다. 아직 불안한 아이에게 너를 얼마나 이뻐하시는데
가서 안겨봐는 너무나 두려운 행위이다. 아이에게 시선을 주지 말고 어른들끼리 얘기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아이는 안전함을 느끼고 알아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선우가 요새 밤에 깨서 놀라고 무서워하는 게 밤에 보면 그림자들도 낯설어서 그런가 생각이 든다.
수면등을 사용하니 좀 나아지는 것 같긴 한데 좀 더 낯설지 않게 신경을 써줘야겠다.
- 동생
둘째를 가질지 아직도 고민 중인 우리 나도 장남이고 와이프도 장녀라 둘 다 동생이 있다.
생각해보면 나도 어렸을 적 어머니의 관심을 동생에게 뺏겨서 서운했던 적이 있었다.
나보다 느린 동생을 자꾸 챙겨줘야 하고 동생이라 양보하라고 하면 괜히 서운하고 귀찮았다.
항상 모든 관심을 받던 아이 입장에선 엄마가 동생이 배속에 생긴 순간 자꾸 저리 가라 놀라고 하고 힘들다고
짜증을 낸다. 아이는 엄마가 임신해서 힘들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엄마가 날 미워하나 보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더 확인하고자 다시 엉겨 붙고 엄마는 아이가 갑자기 말은 안 듣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느꼈던 서운한 감정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해준 구절이다.
왜 우리가 그 시절 힘들었는지 우리도 몰랐는데 이 구절을 읽으니 드디어 이해되고 뭔가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어머니가 날 싫어하게 된 것이 아니라는 걸 아이가 이해했으면 좀 더 수월히 그 시절을 지날 수 있었을 텐데
아이는 어머니의 사랑이 줄어들거나 변한 것 같아 불안하고 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더욱 어머니에게 매달리며
둘쨰 양육에 힘든 어머니를 더 힘들게 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다. 모든 둘째 가지는 부모들이 느꼈을 감정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오은영 박사는 동생이 태어나기 전 아이에게 더 많이 놀아주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하고
(단 더 놀아주겠다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됨) 현실적으로 가능한 약속을 해줘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꼭 놀아주겠다던지
아니면 5권 읽던 책을 3권은 읽어주겠다던지... 또 첫째와 놀아줄 때에는 온전히 첫 쨰에게 집중해서 신나게 놀아줘야 한다. 둘째는 다른 공간에 꼭 분리해서 놀아 줘야 한다는 솔루션을 해 주었다. 둘째를 등에 업고 있으면 첫 째에게 주어진 시간을 빼앗기는 느낌일 것이고 동생이 미워질 수 있으니 나중에 꼭 실천해서 선우가 서운하지 않도록 배려해야지
- 잠
자면 나만 손해예요 못 놀잖아요
부모의 하루는 아이가 자야 끝이 난다. 아이가 낮잠이라도 사줘야 그 사이에 잠시 숨을 돌리고 밥이라도
먹을 수 있는데 아이가 자지 않고 끊임없이 놀아 달라고 보채면 우리도 지치고 누워있게 된다.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아이의 입장에서는 낮에는 잠이 잘 오지 않는데 자라고 하니 힘들고 밤에는 잠이야 오지만
놀고 싶은데 자꾸 자라고 하니 힘들다. 자기들은 안 자면서 왜 나 보고만 자라고 하는 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밤에 아이를 재우려면 집 안 불빛을 모두 끄고 온 가족이 누워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억울하지 않고 잠에 들 수 있다.
우리도 밤에 다 같이 눕긴 하는데 자꾸 선우가 일어나라고 하는 건 어찌 하지?
이제 제법 말이 통해서 장난치며 "아빠 엄마 옆에 눕고 싶은 사람?" 하면 따라서 "눕고 싶은 사람" 이렇게 복창도 해주는데
잠만 제때 사주어도 하루 일과를 계획할 수 있으니 좋을 것 같다. 클수록 낮잠 자는 시간이 줄어든다는데
낮잠 자는 시간이 12시에서 3~4시로 미뤄지고 있으니 밤에 잠드는 시간도 덩달아 11시 12시로 밀리고 있다..
아가는 9시면 자는 거 아니었어? 한때 한 1~2주 정도는 9시 때에 잤던 것 같은데.. 다시 돌아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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