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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38

아이팟을 주웠습니다 선우와 아이랑 가는 길 버스 빈자리에서 아이팟을 주웠다 요새 이어폰 가격이 만만찮아 케이스까시 씌워놓고 커다란 고리마저 걸어 잊어버리지 않게 노력했는데 결국 여기 혼자 남았구나 괜스레 이어콘 케이스를 여닫아보고 귀에도 한번 꽂아본다 내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어차피 다시 찾기는 어렵지 않을까? 지하철도 아니고 주인이 어느 버스에 탔는지 기억도 못할 텐데 내가 가져도 되는 거 아냐? 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사람도 없는 버스를 한 정거장 이동할 정도의 고민을 한 뒤 선우의 손을 잡고 버스 운전기사님에게 다가갔다 누가 놓고 내렸나 봐요라며 전해드리니 젊어 보이신 운전기사님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받아 주셨다 내 것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속이 쓰렸다 내 물건을 잃어버린 것 같은 상실감은 뭘까? 사람은 자기가 얻는.. 2024. 11. 21.
일생의 금융자산을 모아 부동산 매매 계약을 하러 가는 날선우를 등원시키고 시현이는 감기로 병원에 다녀오느라 오전이 후다닥 지나갔다 오후 1시에 계약하기로 한 부동산에 가기 위해 태업 중인 지하철일 피해 버스로 향했다지친 몸을 달래고자 명상을 듣다 짧은 영상이라도 부동산계약 시 주의할 점 유튜브를 듣기로 했다 그래도 인생에서 가장 큰 계약을 하는데 이렇게 준비도 없이 나서다니 10분 내외의 영상을 2개 정도 보고 가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어디에 관심을 갖고 계약을 진행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속성 과외먼저 살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주택연금으로 오랜 기간 연금을 수령하셔서 수령액인 3억이 넘는 금액을 잔금기간에 맞춰 매도자가 반환해서 권리관계를 깨끗이 정리하고 차액을 이체한다는 게 내 계약의 특이사항이었다 물려받는 남매.. 2024. 11. 18.
정신없는 하루 부동산 계약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자금이 여유가 있다면 매도자가 원하는 대로 잔금일을 맞춰 깔끔하게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을 텐데 지금 살고 있는 집에 보증금으로 묶여있는 돈과 어린이집 입학시즌에 맞춰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 발목을 잡았다 매도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양해는 구하는 과정이 있었다 매도자도 정해진 날짜에 정리가 되어야 하는 상황과 형제들(4명이나 된다) 간에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말들이 바뀌는 걸 여러 번(형제들은 4명이지만 부인들까지 엮이며 사공은 8명이 되었다) 아침부터 시작한 전화는 밤이 되어서야 정리가 되었다 갖고 있는 자금을 계산기로 두드리고 대출에 대해 알아보는 과정에서 평생 살며 모아 온 경제적 자본을 모두 투입되는 걸 보았다 뉴스에서 나오는 부동산 사기를 당하신 분들이 .. 2024. 11. 17.
한의원의 생존전략 어린이 집에서 식사가 어려워진 선우를 위해 한약을 지으러 한의원에 갔다 집 근처에 새로 생긴 한의원 건물 외벽에 달린 전광판엔 미모의 한의사가 방송출연을 한 장면이 방영되고 출입구부터 번쩍번쩍한 병원이었다 와이프와 지나다니다 이쁜 한의사를 얼굴마담으로 걸어놓고 장사한다고 험담을 하던 곳이라 선입견이 가득했다 자고로 한의원은 평상에 앉아 뒤에 한약을 주렁주렁 걸어놓은 채 한약 냄새가 가득한 곳에서 나이 드신 어르신이 진맥정도는 잡아줘야 한다는 이미지가 박혀있던 나로서는 입구 옆에 있던 소독되는 신발장마저 마뜩잖았다 세련된 인테리어에 이게 양약인지 한약인지 모를 최첨단의 이름 모를 기계들이 즐비하고 인바디마저 있는 한의원이 어색했다 대기실 의자 앞엔 공진단과 경옥고에 대한 안내문이 있었는데 이건 만병통치약인.. 2024.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