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와 아이랑 가는 길 버스 빈자리에서 아이팟을 주웠다 요새 이어폰 가격이 만만찮아 케이스까시 씌워놓고 커다란 고리마저 걸어 잊어버리지 않게 노력했는데 결국 여기 혼자 남았구나
괜스레 이어콘 케이스를 여닫아보고 귀에도 한번 꽂아본다 내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어차피 다시 찾기는 어렵지 않을까? 지하철도 아니고 주인이 어느 버스에 탔는지 기억도 못할 텐데 내가 가져도 되는 거 아냐? 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사람도 없는 버스를 한 정거장 이동할 정도의 고민을 한 뒤 선우의 손을 잡고 버스 운전기사님에게 다가갔다 누가 놓고 내렸나 봐요라며 전해드리니 젊어 보이신 운전기사님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받아 주셨다
내 것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속이 쓰렸다 내 물건을 잃어버린 것 같은 상실감은 뭘까? 사람은 자기가 얻는 이득에 대한 행복보다 상실했을 때의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는데 정말 몸소 체험했다
살면서 분실물을 귀찮음을 무릅쓰고 주인을 찾아줬지만 감사인사 한마디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오히려 기분이 언짢아졌을 때도 있었다 돌아보면 내가 한 행동으로 무언가를 바란 마음일 턱이다
아무도 모를 일이라도 내가 알기에 내 마음이 불편해지고 행동에 거리낌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는 삶의 교훈을 알고 있다 스스로 당당해야 세상을 살아가는 기백이 생기고 운을 알아채고 잡을 수 있는 기민함이 뜨인다 작은 이득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음에 남을 위해 베풂이 나에게 돌아오는 복임을 깨달아야 한다
덕분에 선우에게 물건을 주웠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실전 사례로 보여줄 수 있었다 나의 옳은 행동이 더 큰 행운으로 돌아오리라 믿으며 오늘도 나의 마음에 걸리지 않는 하루를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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