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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오류동 맛집 계절별미 후기

by 성상별 2022.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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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지는 겨울 반드시 먹어야 할 음식이 있다

마로 굴찜 제철인 굴은 카사노바가 유일하게 챙겨 먹었다는

남성의 스테미너 상징이 아니겠는가

코로나로 9시까지 밖에 영업을 하지 않는 걸 감안하여 

집 근처에서 먹을 수 있는 굴집을 검색해 보던 중

뜻밖에 숨겨진 보석 같은 집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계절별미

오류동역 바로 앞에 위치한 계절 별미 식당이다

여름엔 빈대떡을 겨울철엔 제철 음식인 굴을 위주로 파는 

말 그대로 계절 별미를 지향하는 숨은 식당이다

 

동네 사람들만 아는 맛집이라서 가보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특이사항으로는 바로 건너편 앞집이

골목식당에 나와 유명세를 떨쳤던 감자옹심이 집이다

 

골목식당에 나오기 전에 종종 다녔던 옹심이 집

유명해지며 재료 소진이 금방 되고 항상 붐벼서 못 가본 지

벌써 일 년은 된 듯싶다

오랜만에 앞에 가본 김에 닫혀있는 문 앞을 서성거려 봤는데

역시나 금일은 재료가 소진되어 일찍 닫는다는 종이만 붙어있는 걸 보니

아직까지 인기는 여전한 듯싶다

 

계절별미

위치는 2번 출구로 나와 바로 앞 약국을 끼고 조금만 걸어 들어오면

바로 찾을 수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작은 가게인 만큼 시간을 잘못 맞추면 웨이팅 시간이 기므로

딱 봐서 늦었다 싶음 바로 앞에 마련되어 있는

웨이팅 보드에 이름과 같이 온 인원수를 적어 놓도록 하자

따로 전화를 주는 여유 넘치는 가게가 아니므로 

적어 놓더라고 앞에서 기다려야 한다

 

원래 맛있는 음식은 기다림의 미학이니까.. 우리가 이해하자

 

가게 소개에 앞서 굴의 효능을 한번 알아보고 가실게요

 

동의보감 편

 "굴은 맛이 좋고 몸에 좋으며 살결을 곱게 하고 얼굴빛을 좋게 한다"
                  특히나 바다에서 나는 재료 중에서 가장 좋다

굴에는 칼슘이 풍부하여 뼈에 도움을 주고 관절,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며

특히나 성장기 어린아이에게 좋다고 합니다.

 

남성호르몬 안정화에 도움이 되는 아연이 가득 들어있어 천연 강장제로 손색이 없고

아연은 당뇨를 개선하고 탈모, 피부 개선, 전립선암 예방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다

 

철분도 풍부하여 임산부나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도 좋으며

타우린 성분도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간 회복과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그냥 닥치고 챙겨 먹자  좋단다  일단 맛있잖아 ㅎㅎ

 

이제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보자

 

계절별미

계절 별미 메뉴판 되시겠다

굴로 만드는 모든 요리가 다 된다고 보면 된다 다시 봐도 침 고이네

다들 먹는 굴찜으로 ㄱㄱ

굴을 석화로 먹어도 좋고 파전이나 보쌈도 좋지만

노로바이러스 이슈도 있고 제대로 토실토실 살 오른 바다의 향을

즐기려면 역시 찜 아니겠습니까

 

계절별미

 

기본 상차림 실화냐  이걸로도 소주 반 병은 마셨다

저 배추가 아삭아삭하니 단맛을 주며 쓴 소주의 향을 씻어주고

꼬막의 꼬들꼬들함으로 약간 허기진 배를 채우며 식감을 살리고

뜨끈한 미역국으로 다음 잔을 기다리며 입을 헹궈준다

 

이게 겨울철 극락이지 옆 테이블에서 이미 오른 김이 가게 안을 덥히니

밖의 추운 날씨와는 상관없이 안은 사람들의 온기로 가득 찬다

이제 포장마차들은 사라졌지만 이렇게나마 예전의 추억을 느끼며

좋은 사람과 좋은 시간들을 보내는 게 나이 먹으며 즐기는 소소한 일상이 아닐까?

 

계절별미

와 사이즈 실화냐  푸짐한 거 보세요

미리 얘기하는데  이거 결국 다 못 먹었습니다

남자 둘이 배 터지게 먹어도 결국 다 못먹고 남겼다는거 

이런 시국에 제철인 굴을 배터지게 맘껏 먹을 수 있다는 거에 감사하며

열심히 까서 입으로 호로록 즐겼습니다

 

계절별미

안에 살들이 아주 토실토실해서 발라먹는 재미가 쏠쏠

굴 한 점에 소주 한잔 마시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술을 그리 먹지도 못하고

대신 우리가 버는 돈이 달라졌으니 술에 연연하지 않는 

어른이 되었어. ㅜㅜ  열심히 몸 생각해 섭취합시다

 

계절별미

한 면만 바라보며 새초롬이 엎어진 밥그릇 뒤쪽에는

달을 닮아 등을 돌리고 있는 계란이 있네

수증기를 참고 참고 견디다 터져버린 너란 녀석

이미 굴로 단백질 섭취는 충분하건만

쪄먹는 계란의 맛은 또 색달라 쫄깃하며 부드러워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별미다

 

계절별미

 요렇게 배추에 싸 먹으면 자칫 물릴 수 있는 굴을 끊임없이 먹을 수 있다는 점

먹고 먹다가 이제 다른 걸 먹고 싶어 할 때쯤

굴라면을 시켜 먹었는데... 아뿔싸

이미 술이 제법 들어가 정신이 혼미해 사진 찍어오는 걸 깜빡해 버렸다

 

어쨌든 강추  입에서 짠내가 날 듯 엄청 먹어 치운 굴을

전 국민이 보장하는 얼큰한 라면 국물과 함께 다시 달릴 수 있게 해주는

굴라면은 정말 상 줘야 해 

 

9시면 문을 닫아 부랴부랴 먹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오래간만에 육아를 잊고 친구와 세상사는 얘기를 하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음번에는 좀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코로나 없는 깔끔한 세상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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